떨어졌습니다.

?이길범·2005.10.15. 03:16(수정됨)·21
오늘...

아니 어저께군요..

사시2차 발표날 이었습니다..

전날부터 숨이 막힐것같은 긴장감...어제는 하루종일 긴장감에 아무것도 할 수없었습니다..

결과는...

불합격이었습니다..

불합격을 확인하는 순간 정말 토할거 같았습니다.

온몸에 땀이 나고 울렁대는 느낌이라니..하아..

그동안 수없이도 떨어져 봤지만 순간 토할거 같은 느낌은 처음이었습니다..ㅠㅠ

그만큼 절실했었기 때문이었던거 같습니다..

지금 이순간  혼자 독한 술을 마시고 있습니다..

취하지도 않는군요..

너무 혼란스럽고 앞이 캄캄하고

패배감에 몸서리 쳐 집니다..

이번이 제게 주어진 마지막 2차 기회였습니다..고시에서는 재시라고 하는데요

재시 떨어지면 죽고싶고 평생 한으로 남는다는 이쪽 사람들의 말이 실감이 납니다..

대학 들어와서 저는 딱 두가지 생활만 했습니다..

고시와 별빛..

물론 고시공부가 녹록치않아 고시쪽에 비중을 둘 수 밖에 없었지만..

어쨌든..

지금 이순간 저의 대학생활 5년이 무너지는 느낌입니다..

20대 초중반을 모두 쏟아부었는데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렸습니다..다시 원점으로..

도대체 지금 제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이해가 잘 안갑니다..

5년이란 시간..아니 정확히 7년입니다..

7년동안 매해 시험을 보고 좌절하고 다시 맘 추스려서 시작하고...

어느 한 순간도 마음 편히 지낸적이 없었는데..

결국은 이렇게 되어버렸습니다..

작년 1차합격의 기쁨이 저에게 비수가 되어 돌아오는군요..

지금 이순간 너무도 가슴이 아픕니다..

물론 저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에 놓인 분들이 많다는 걸 알지만..

바보처럼 제가 처한 이 상황이 저로서는 견디기가 쉽지가 않군요..

외로움..

고시공부하면서 제일 힘들었던것이 외로움이었는데..

지금 이순간 가장 고통스러운것이 또 다시 외롭다는 느낌이네요..

하아..그동안 실패에 익숙해 졌다고 생각하고 좀더 강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저는 여전히 여리고 약한거 같습니다..

바보같은 생각이지만..

정말 바보같은 생각이지만..이번에는 한동안 일어설수 없을 거 같습니다..

예전처럼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도 안들고 정말로 뭘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젠 그만 두어야겠다는 생각만..

많이 지쳤습니다..이제 시험이라면 지겹습니다..

언젠가는 다시 일어서야겠지만..지금은 아닌거 같습니다..


어제는 어머님 생신이었습니다..

어머님생신날 불합격 소식을 전해드리려니 정말 미칠거 같았습니다..

어머니 앞에서 예전처럼 펑펑 울고싶었으나 차마 그럴 수 없었습니다..   제가 울면 어머니 가슴이 더 아프

실거 같아서..

떨어졌다고 말씀드리니 저를 안아주시면서 우시더군요..그동안 제가 너무 고생해서 안쓰러우시다면서..

그동안 제가 실패했다고 한번도 우신적이 없었는데..웃으면서 괜찮다고 힘내라고 하셨는데 말이죠..

순간 어머니에게 눈물을 준 저의 무능력함에 제 자신이 너무나 미워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너무나 미웠습니다..

눈물이 날 거 같아 얼릉 방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담배 한대 태우면서 올려다본 하늘은 왜그리도 파란건지..

너무 파래서 너무나 파래서 하늘이 너무도 미웠습니다..

하아..시간이 빨리 지나가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시간이 빨리 지나가서 이 상처가 빨리 아물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거 같은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횡설수설...

술에 취해 넋두리를 해 보았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글이로나마 하소연할데가 여기밖에 없네요..

이런 내용을 쓰고 있는 내가 부끄럽기도 하고 여러분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두렵기도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않으면 견딜 수 없을 거 같아..글을 남깁니다...

대학생활의 반은 별빛이었듯이

별빛인들의 위로가 듣고 싶어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한동안은...

맘 추스릴 수 있는 기간동안은 되도록 혼자 지낼려고 합니다..

별빛의 오비모임을 비롯하여 참석해야할 여러 행사가 있지만..

당분간은 혼자 생각해야할 시간이 필요한거 같습니다..안보이더라도 이해해주시구요..

휴우..

내일 일어나면 후회할지도 모르겠군요..

오늘 밤은 못 잘거 같지만...



댓글 21

?94 정용식2005.10.16. 00:04
안 그래도 길범이 너 생각이 나긴 했는데 좋은 소식이었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만 남는단다. 다른 건 모르지만 "외로움"이라는 말 하나는 내 가슴에 와 닿는구나. 그 공부도 내 공부도 조금은 힘든 길이라서 말이지. 과정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사회는 그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니 어디에 가서 하소연할 수도 없는 게 "삶이라는 현실"인 거 같단다. 하루에도 몇 번 "이 길을 가는 데 보장된 것이 무엇이지?"라는 질문을 하고 나면 불안과 한숨이 찾아 오고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는단다. (나는 아직도 그렇단다. 아마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럴꺼야. 단지 그런 걸 잊으려고 사람들과 부대끼고 조금은 오버도 하면서 지내는거겠지.) 그 놈의 불안이라는 놈을 안고 있으면 사람이란 존재는 타인을 만나도 편하지가 않고 왠지 떳떳하지 못하다는 느낌이 든단다. 무엇인가 결과가 나와야 떳떳해지고 누군가를 만나도 편하다는 느낌이 들지. 그래서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 자신이 무언가를 열심히 추구하고 있음에도 그 의미를 제대로 즐길 수가 없단다. (이론이 아닌 실제가 되어야 그제서야 의미를 깨닫게 되는거지.) 많이 힘이 들거라는 생각이 든다. 전에 만나 잠시 이야기 했지만 "의미"를 추구하는 사람에게 시험이란 "결과"를 주기는 하지만 "답답함"을 함께 주거든. "결과"가 그 동안의 답답함을 풀어주는 처방이 될 텐데 그 약을 구하지 못했으니 오죽할까란 생각이 드는구나. 한 동안 힘들어도 잘 이겨내리라고 믿는단다. 지금 힘든게 너무 너무 아리겠지만 언젠가 더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기 위한 과정일거라는 상투적인 말 밖에 전해 줄 수 없구나. 툭툭 털고 다시 한 번 일어섰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떤 선택이던지 많이 고민하고 내린 결정이라면 진정으로 긍정하고 살 수 있어야 해. 몇 년 아니지만 조금 더 살아온 나 역시 그런 것들을 아직 연습중이란다. 좋아하는 말 중 하나 Only Don't Know!!! Go Straight Forward!!! 세상 일은 아무도 알 수가 없단다. 아직 끝난게 아니잖아. 툭툭 털고 당당하게 원래 길범이 모습을 다시 한 번 기대한단다. 여기 저기 술 잔을 돌리며 후배들과 인사하던 앳 된 니 모습이 난 아직도 선하거든. 한 가지 해 주고 싶은 말은 "결코 굽히지는 마라." 만약 다른 선택을 하더라도 그 선택이 포기나 굽힘이라고 스스로 생각한다면 절대 선택하지 않기 바란단다. 자신을 긍정하는 다른 선택이라면 언제라도 괜찮다는 말을 하고 싶다.
?종완2005.10.16. 15:03
저도 뉴스 보면서 오빠 생각했어요... 궁금하기도 해서 들어와봤는데... 어떻게 위로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오빠~! 힘내세요~^^ 우린 아직 인생의 출발점에 서있는 거잖아요~ 오빠의 불꽃이 영원하길~~ 아자! 아자! 화이팅~!!!
?Girl2005.10.16. 17:44
결과가 나왔구나... 정말 많이 힘들다는 게 느껴져서...맘이 아프다. 위에 두 분처럼 좋은 말이 생각이 안난다. 아니...그런 말을 할 줄 모르나보다... 그저...힘내라는 말밖에 나오질 않는다. 힘내라 길범아...
?철곤2005.10.16. 19:18
형. 힘내세요...!!
?00릴라2005.10.16. 20:23
ㅠ..ㅠ 길범이형~~정말 많이~힘든데도 마음을 나누어주셔서 감사해요...힘내세요..~~~~
?전혜문2005.10.17. 00:14
고난과 역경은 사람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누구보다도 최선을 다하시는 형의 모습에 멀리서 눈시울이 젖도록 감동하는 후배도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미희2005.10.17. 01:42
언제나 제 맘속에 불꽃남자로 살아있는 길범오빠..앞으로 오빠 불꽃이 더욱 훨훨 타오를 거라는 걸 믿습니다~~
2005.10.17. 10:13
형! 힘내세요!!!!!!!!
?95연선2005.10.17. 11:26
기운내시게!
?02정택2005.10.17. 16:58
형!! 힘내세여!! 좌절은 불꽃남자에게 어울리지 않아여!! 좌절말고 극복하셔서 후배들에게 멋진 등대가 되어 주시길!!!
?재빈2005.10.17. 19:42
아무런 도움도 위로도 되지 못함에... 그의 슬픔을 함께 하지 못함에 가슴이 아프고,,, 그의 외로움을 생각하면.....아.........내 친구.
?박은영2005.10.18. 02:24
길범아 그게 네 인생에 있어 초석이 될거야 더욱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한 과정이었던 것임을 빨리 깨닫길 바래
?*東*~2005.10.21. 00:55
전화해라~ 술잔에 시름을 담아 잠시 세상을 잊어보자꾸나~
?02보영씨2005.10.21. 23:17
힘내시라는 말밖에. 하지만 밝은 모습으로 '술 한잔 하자'라고 컴백하실 날을 기다릴께요^^
?03희선2005.10.23. 01:34
조금 생각을 해 봤는데요.. 지금은 쉬세요... 오빠를 믿고 있는 후배랍니다. 오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만큼 휴식을 취한 후, 언제라도 상관 없어요. 다만 그러시다가 예고 없이 불쑥 나타나셔도 아주 반가운 미소로 오빠를 맞아들이는 별빛 사람들이 있다는 거 항상 잊지 마시구요.. '빨리' 라고는 말씀 안 드릴게요. 또 후배 입장에서 이런 말은 저도 고민이 되긴 하지만.. 이런 기간 또한 오빠의 인생에 양질의 거름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힘 내세요.
?이병오2005.10.24. 18:01
우선 이글을 늦게 본것에 대해 미안하다~ 어떤 말로 위로가 되지 않겠지만 벼랑끝에서도 희망을 가지라는 말 하고 서울에 있다면 소주를 사겠다는 말이 최선인거 같다~ 외로움을 느꼈다니 진정 멋진 사람이 될것 같다~(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우선 머리에 많은 생각을 담으려 하기 보다는 그냥 하루하루 보내는것도 좋으리라는 생각이 든다.....7년 이전의 생활을 찾아보는것도.... 좋겠지 ? 별보러 가자~~~
?송이2005.10.24. 19:31
오빠, 기운내요! ...
?심재철2005.10.25. 11:11
힘내라. 힘들겠지만 마음 굳게 먹고 다시 시작해야지..
?병욱2005.10.26. 23:05
형. 결과가 비록 좋지 않지만 그 동안 정말 수고많으셨다는 말씀 전하고 싶네요.
?새봄2005.11.08. 00:30
오빠... 눈물만나......... 어제 만나서 제대로 말도 못건네고.. 너무 미안해.... 난 아무런 도움이 되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항상 오빠 응원하구 있을께 예전에도 불꽃남자 였지만 지금도 불꽃남자라는거 잊으면 안돼...
?이길범2005.11.26. 01:55
아..이제야..들어와서 여러분들의 격려의 글들을 봅니다.. 감사합니다.. 지금도 가슴속에 눈물이 흐르지만 다시 시작합니다.. 끝까지 가보겠습니다..제가 선택한길 마무리를 지어야 겠습니다... 저 힘내서 다시시작할게요...